제가 고3으로 올라가면서 수능을 친 선배들을 볼 때 '빨리 나도 수능을 치고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머리는 연한 색으로 염색을 하고, 파마도 한 다음에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하며 오랜 수험시간 동안 불어났던 살들을 빼기도 했지만, 그때의 선배들은 무조건 가장 최신 스마트폰을 한 대씩 '득템' 하여 가지고 있었더랬죠.
그 모든 모습들은 수능이 끝난 고3이라면 모두 다 누리는, 일종의 풍속도인 셈이었습니다.
선배들을 목표로 저는 1년을 공부했고, 드디어 수능을 쳤습니다. 저도 선배들처럼 수험생 할인을 받아 최신폰을 구매할 수 있었을까요?
가슴 아프게도
저는 15학년도 수능을 친 사람이랍니다. 즉,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으로 인하여 수험생 할인을 받아 저렴하게 최신폰을 바꾸지 못한 최초의 고3이었다는 말이죠...^^
2014년 10월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즉 단통법이라고 하죠. 통신사가 휴대폰을 팔 때 보조금의 상한선을 규제하는 법이었습니다. 보조금의 상한을 설정해 과다한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고 이용자 간 차별을 금지했기 때문에,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지 않도록 모두가 공평하게 비싸게 단말기를 구매하게 되었더랬죠.
방금 제가 과거형으로 말했나요? 저도 모르게 단통법이 폐지된 이후를 상상하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정부가 단통법의 폐지 효과를 앞당기기 위해 시행령을 바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앞으로 휴대폰을 살 때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지요.
단통법이 폐지되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해요.
통신사가 고객별로 지원금을 차별하여 지급할 수 있습니다.
번호 이동, 즉 통신사를 이동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챙겨주며 타사 고객을 공략할 수 있게 됩니다. 약정기간이 남아있는 고객의 위약금을 보조금으로 대신 부담해 주는 일 또한 가능해집니다.
그러니 보조금 때문에 번호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죠. 타사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통신사에 많은 고객들이 몰리겠죠.
단통법은 이름 그대로 '법'이기 때문에 폐지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단계를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폐지 전에 시행령을 개정하여 단통법 폐지 효과를 빨리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래서, 휴대폰 단말기 비용, 정말 내려갈까요?
음...사실 저는 예측을 못하겠어요. 하지만 우리가 내고 있는 통신비에는 단말기 할부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결국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는 것인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중요한 'key'인 것은 확실합니다.
2022년에는 이동통신사 3사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했습니다. 2023년에도 작년 영업이익이 4조 4천억을 돌파했다고 하네요. 3년째 4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통신사의 영업이익 기사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왠지 조금 씁쓸합니다. 단통법 덕에 통신사간 경쟁이 사라졌으니 나는 비싸게 단말기를 살 수 밖에 없는데 그 모든 영업이익이 다 내 주머니에서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죠.
거기다 출시 이후부터 계속해서 재기되는 5G 의 품질문제 또한 통신사를 곱게 보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5G 속도를 속여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통신비를 받아낸 이동통신 3사는 336억 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징수 당하게 되었지만 이미 부당하게 얻은 영업이익이 336억 원을 훌쩍 넘어버렸으니 그것이 정당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런저런 기사가 쏟아지는 것을 보니, 단통법은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듯 합니다. 단통법이 폐지된 후에는 어떻게 통신비를 지출해야 할지, 통신비 가계 부담이 정말 줄어들 수 있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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